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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는 소음에 악취까지 창문조차 못열어 슬레이트 지붕 비새고 무너져도 수리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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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7년전부터 국가산업단지로 묶여 이주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효문공단 인근 주민들은 소음과 악취,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 "시장이 와서 한 번 살아보라고 하세요. 우리 얘기 좀 들어달라고 해서 찾아갔더니 사람이 없다고 하고, 몇 번을 찾아가도 늘 부재중이니 도대체 누구한테 이 사정을 이야기하란 말입니까"
울산시 북구 효문 공단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삶의 낙'을 잊은 지 오래다. 밤낮으로 들리는 공장 소음으로 인해 여가를 즐기지 못하고, 문을 열기만 해도 진동하는 악취로 인해 생활환경이 엉망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인구 대부분 60~80대 노인
이 마을은 37년 전부터 '국가산업단지'로 묶여버려서 집을 수리하거나 이주를 할 수 없는 상태. 주민들의 연령대가 대부분 60~80대 고령인 이 마을의 최악의 주거환경은 주민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20일 찾은 효문 공단 인근 마을은 슬레이트 지붕 집으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얼핏 보면 평화로운 시골마을 같기도 하지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공정소리는 자연스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50여가구가 살고 있는 이 마을 골목 군데군데 자리 잡은 집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집이 대부분이었다.
#"하루빨리 이동네 벗어나고 싶어"
공단에서 200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살고 있는 이 모(80)씨의 집은 나무로 만든 옛 형식의 집에 시멘트를 덧칠해 겨우 집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상태였다. 이 씨는 "공단이 들어서기 전부터 이 동네에서 살고 있었는데, 산업단지로 지정된 이후로는 집을 수리하도록 허가를 해주지 않았다"며 "시멘트를 덧칠한 이 집도 남몰래 겨우 공사해서 이 정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붕은 오래전 설비한 슬레이트 지붕이기에, 비가 오는 날이면 집으로 비가 새 들어오며 천장도 내려앉고 있다"며 "아무런 보완조치 없이 이 상태로 하루를 살다가 깔려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공단을 없애버리거나 우리를 이주시켜주거나 어떻게든 좋으니까 하루빨리 이 동네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버스노선 하나에 교통불편도
주민들이 불안한 것은 부실한 집 내부뿐만이 아니다. 가장 불편하다고 지적한 것은 '교통편'이었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급하게 가야할 때는 더욱 답답한 심정이라고. 며칠전 새벽장을 보러나가려다 지네에게 습격을 당한 박 씨(74)씨는 새벽에 다니는 버스가 없어 해가 다 뜨고나서야 병원에 겨우 갈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박 씨는 "공단 내부로 들어오는 버스는 단 한 노선밖에 없고 그 날 사고가 났던 건 새벽이었기에 운행하는 버스도 없었다"며 "급하게 혼자서 응급처치를 하고 아침에 병원에 가서 조치를 취했지만, 아파도 병원에 급하게 갈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서글펐다"고 말했다.
#원인불명 폐암환자도 많아
마을이 공업지역이다 보니 주민들의 건강상태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지경. 마을 주민들 곳곳에서 '폐암'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라 앞으로 이주를 하지 않는 이상 이 곳에서 살아가야 할 마을 주민들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효문공단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인근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 지난 2004년 울산시와 한국토지공사가 사업시행 협약을 체결한 후 효문공단 주민들의 이주를 위해 송정지구 사업을 확정했지만, 송정동 주민들에게 우선 특혜분양 혜택이 주어져 논란이 거듭돼 오고 있다. 김은혜기자 ryusori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