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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송이갑 블로그
[나의 살던 고향은]멱감던 선바위 친수공간으로 되돌아 왔으면 본문
| [나의 살던 고향은]멱감던 선바위 친수공간으로 되돌아 왔으면 | ||||||||||||||||||||||||
| (24) 범서 망성리(하) 놀이터요 집합소였던 당수나무걸 유년의 추억 아련 60년대말 집에 귀한 성냥 있다고 억울한 방화 누명 지금도 친구들 만나면 반 농담으로 자수 종용 받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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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을 마치고 모이는 곳도, 밥 먹고 모이는 곳도 모두 그 곳 당수나무걸이었다. 그곳에서 모여 다음 일을 하러간 것이다. 중대미골로 소 먹이러도 가고 나무 하러도 가고 구슬치기도 하고 땅따먹기도 했다. 그런데 나이가 비슷한 또래 14~15명이 늘 붙어다니며 놀던 중 동네에 황당한 사건이 하나 터졌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로 기억하는데 마을에서는 ‘망성대화재’라고 불리어지는 그 사건은 지금도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당시 망성다리를 지나면 방앗간이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날 그 방앗간에 불이 난 것이었다. 주위에 있던 건물까지 모두 3채가 전소된 후에야 겨우 불을 껄 수 있었는데 이후 경찰서에서는 범인을 잡는다고 한동안 온 동네를 조사하고 다녔으나 범인은 여태껏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사건이 조금 잠잠해 질 때 쯤 언제부터인가 황당하게도 그 화재사건의 범인이 ‘안종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지금도 친구들을 만나면 듣는 얘기가 “공소시효도 지났는데 이제는 실토해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을 듣는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마을의 그 화재사건 범인으로 지목한 이유가 우리집에 성냥이 있었다는 것이다. 60년대 말 당시만 해도 시골에서 성냥이 그리 흔하지 않던 시절, 우리집에 성냥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 성냥을 가지고 놀다가 불을 냈다는 것이 범인으로 지목한 이유라니. 그 의심 아닌 의심을 40년이 넘어가는 지금까지 받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분명하게 다시 얘기한다. “내가 불 안질렀거던. 그만 오해 풀어라. 친구들아”. 어쨌든 그 화재 때문에 이후 방앗간을 다시 볼 수 없었던 것은 큰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70년대 이후 추진된 새마을 운동으로 자갈채취를 하면서 하상이 낮아졌고 강폭도 많이 넓어졌다. 뿐만 아니라, 사연댐과 대곡댐의 건설로 당시보다 수량도 많이 줄었다. 이렇게 기본적인 유입량이 줄어든 가운데 상류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축사와 공장건물에서 흘러나온 오·폐수는 물 맑기로 소문이 자자하던 태화강을 금세 황폐화시켜 버렸다. 물고기가 떠나니 사람도 강을 떠나 버렸다. 다행히 10년 전 언양에 수질개선사업소가 건립되고 난 후 다시 조금씩이나마 태화강이 맑아지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봄이면 황어가 돌아오고 여름 초입이면 은어가 돌아오고 가을이면 연어가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가 돌아오니 사람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작년 가을에 범서에서 연어축제가 열렸다는 것은 이런 차원에서 아주 의미있는 행사였다. 그리고 매년 여름이면 선바위주변은 돌아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지금이야 안전문제로 선바위 주변이 수영금지구역이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우리는 선바위 꼭대기까지 예사로 올라갔었다. 꼭대기에는 어른 4~5명이 앉아 놀 수 있는 너럭바위가 있다는 걸 얼마나 알까. 기둥 중간중간 높이에 서서 백룡담으로 뛰어내리며 담력시합을 하던 친구들은 이제 모두 40·50대 어른이 되었다. 지금의 선바위가 함께하는 공간이 아니라 단지 바라보는 대상으로 변한 것은 조금은 아쉽다. 올 해부터 선바위공원이 대대적인 정비를 한다고 한다. 이왕지사 하는 일이면 사람과 강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일근 시인은 ‘망성리에서’라는 시에서 ‘누가 이렇게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놓았는지요. 망성리 망성리 별을 바라보는 마을 / 별이 뜨는 동쪽을 향해 따뜻하게 열린 마을’이라고 노래했다. 우리집에서 내려다보면 입암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들끝자락을 에둘러싸고 있는 문수산이 보이고 그 문수산을 올려다보면 온통 하늘이다.
그 하늘에 박혀있는 무수한 별들을 그대로 볼 수 있다.
경상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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