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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송이갑 블로그

'까마귀야 안녕~' 본문

▒♣환경단체및물포럼♣▒/울산강살리기네트워크

'까마귀야 안녕~'

파랑새/송이갑 2008. 12. 9. 14:44

이 름
   2008-12-08 
홈페이지   http://ulsankfem.or.kr
그림 1   DSC_0345.JPG (65.5 KB)   Download : 0
제 목   '까마귀야 안녕~'

올해도 어김없이 까마귀들이 울산으로 와 주었습니다. 다행히 울산의 환경이 까마귀가 겨울을 쉬기에 무리 없었나 봅니다. 매년 겨울이 되면 회원들, 울산시민들과 함께 까마귀 기행을 다녀옵니다. 기행에서는 울산에 까마귀가 왜 오는지? 까마귀는 어떤 새인지? 사람들은 왜 까마귀가 무섭다고 이야기 하는지? 까마귀가 오는 것과 울산의 환경은 어떤 연관이 있는지?..등에 대해 배우고 이야기 나눕니다.

늦었지만 12월 철새기행을 앞두고 11월에 다녀온 까마귀의 기행 사진으로 풀어봅니다.

올해 기행은 좀 특별했습니다. 작년까지의 기행이 까마귀와 겨울 철새 관찰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철새 관찰에 까마귀의 잠자리터인 삼호대숲으로 들어가 어디에서 어떻게 잠을 자는 것인지를 눈으로 관찰하고 배워보는 시간을 덧붙였습니다.



까마귀들이 먹이활동에서 돌아오기 전에 대숲을 관찰하고 나가줘야 하기에-잠자리터인 대숲에 사람들이 몰려 있으면 위험요소로 간주하고 경계하여 대숲으로 내려앉는 것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참가자들과 대숲 입구에서 까마귀의 습성과 탐조 시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대숲으로의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까마귀가 잠을 자는 대숲은 생각보다 굉장히 빡빡했습니다. 무척 깜깜해서 호랑이가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였으니까요.
울산에 찾아오는 떼까마귀의 경우 몸무게가 50g정도 밖에 나가지 않는다곤 하지만 대나무 가지 사이에 발을 올려 몸을 웅크리고 잠을 잘 것을 상상하니 신기하기도 놀랍기도 했습니다.


대숲 인근에서 발견된 닭의 똥. 닭의 똥이 왜 여기 있을까? 신기합니다.

또 신기한 것은 대숲에는 까마귀만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익히 알고 계시듯이 백로도 서식하고 이름모를 작은 새의 둥지도 대나무끝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대숲 주변에는 무우, 배추, 파 등의 농작물을 심은 밭이 둘러싸져 있었는데 어떤 밭의 경우 대나무를 제거하고 밭을 형성해 놓은 모습이 보여 '까마귀를 위해 대숲을 양보해 주셨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운 마음 접을 수 없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에는 까마귀들이 사는 대숲에 가서 천적에게 잡아 먹힌 까마귀들의 부리와 깃털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11월 기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KBS 환경스페셜 팀이 촬영한 화면을 보면 수리부엉이가 까마귀를 잡아먹기 위해 삼호대숲까지 원정을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기행안내를 해 주신 경성대 조류관의 이종남교수님의 말씀으로는 족제비나 삵과 같은 포유동물들도 까마귀를 먹기 위해 대숲으로 찾아 올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약육강식의 생태계 섭리가 무섭고 냉정하긴 했지만 삼호대숲과 태화강의 보존을 통해 날아든 까마귀가 울산 도심의 생태계가 더욱 다양하고 풍부해 질 수 있겠구나 하는 싶어 고마웠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까마귀무리가 하나 둘씩 하늘에서 비행을 합니다. 아쉽지만 비켜줘야 겠지요.



대숲을 나온 기행팀은 까마귀의 귀환-태양의 흐름에 따라 해가 뜨면 먹이활동을 하고 해가 지면 잠자리를 하는 까마귀를 보고 선조들은 태양새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을 지켜보기 위해 삼호대숲 맞은편 불고기단지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좋은 자리에 앉아 돗자리를 펴고 고구마를 삶으며 까마귀를 지켜보는 일입니다.
우리가 찾은 자리 한켠에는 귀환하는 까마귀들을 찍기 위해 커다란 사진기를 든 작가님들이 몰려 있었습니다. 까마귀가 언제 많이 오느냐고 사무처로 작가님들의 전화가 최근 자주 오는데 울산의 까마귀들의 아름답고 놀라운 모습들이 소문이 퍼지긴 퍼진 모양입니다.

목 좋은 곳에 자리잡아 고구마가 익기를 기다리며 까마귀를 지켜봅니다.



무리지어 전선줄에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모자란 전선줄에서 자리다툼을 하기 위해 곡예를 펼치는-자리를 뺏기지 않으려고 전선줄에 꺼꾸로 메달려 있는 까마귀를 종종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모습과 부부가 되면 평생 함께 다닌다는 까마귀의 습성을 확인하기 위해 부부찾기 놀이도 하고 무엇엔가 놀라 확 날아 올라 파란 하늘에 검은 별을 뿌려주는 모습도 관찰합니다.



까마귀는 까만줄로만 알았던 아이들은 배와 목이 하얀 갈까마귀를 관찰하며 신기해합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멀리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립니다. 어딘가에서 불이 난 것일까요? 헬리콥터 소리에 놀라 비상하며 날아오르는 까마귀들의 모습에 참가자들은 "와아~ 와아~" 하며 탄성이 절로 지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루종일 먹이활동을 하고 지친 몸을 쉬러 온 까마귀들을 놀래키고 체력을 소모하게 하는 헬리콥터가 밉기도 했지만 하늘에서 군무를 펼치는 까마귀들의 놀라운 모습에 마냥 행복했습니다.  

해가 지고 쌀쌀해져 삼호대숲으로 들어가는 까마귀들의 모습을 끝까지 관찰할 수는 없었지만 오늘의 기행을 통해 까마귀들을 아끼고 울산의 환경을 복원하고 유지해 줄 지킴이들이 또 늘었습니다.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 것!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더 어렵고 중요한 일은 복원된 자연을 유지해 주는 것입니다.

태화강과 삼호대숲과 관련해서 삼호대숲앞 인도의 공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더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즐기려는 사람들 탓에 멀리서 생명을 걸고 휴식을 취하러 온 까마귀들과 백로들, 야생동식물들의 장소가 더 좁아졌습니다.
밤에 산책을 위해 가로등 불을 밝힌다면 사람의 눈보다 훨씬 시력이 좋은 새들이 잠을 청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또 삼호대숲과 십리대숲 상공으로 지나갈 계획을 세운 옥동~농소간 고가도로 건설계획도 철회되지 않고 있습니다. 고가도로가 건설된다면 건설과정과 건설후에 나타나게 될 자연생태계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자연의 오랜역사는 단박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울산에 찾아오는 까마귀를 통해 다양한 겨울 철새들과 야생동식물들이 울산으로 찾아 올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해줄 수 있도록 더 많은 울산시민들이 환경지킴이가 되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울산환경운동연합회
- 오애경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