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파랑새/송이갑 블로그

'전국 최고 부자도시' 착각에 빠진 울산 본문

▒사회연구소및컨설팅▒/울산소식(new)

'전국 최고 부자도시' 착각에 빠진 울산

파랑새/송이갑 2008. 11. 25. 17:13

'전국 최고 부자도시' 착각에 빠진 울산

 

" 장학재단 수 꼴찌, 문화 기반시설 14위…"

한국일보 사회 | 2008.11.25 (화) 

국내 최대 공업도시로 굴지의 대기업 사업장이 밀집한 울산에 최근 '부자도시' 논란이 일고 있다. 각종 통계 상으로는 '매우 잘 살 것' 같은 울산이지만 시민이 체감하는 도시 수준인 각종 문화 인프라 지표에서는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지 면모와 정주여건 등도 여느 광역시에 비해 별로 나을 게 없다는 불만이 시민들로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울산은 1인 당 지역총생산 전국 1위, 근로자 평균연봉과 승용차 등록대수, 인터넷 이용 인구비율 등이 전국 수위권을 기록하고 있어 '전국 최고 부자도시'를 자임하고 있는 곳이다.

대기업들이 밤낮없이 공장을 돌려 지난해의 경우 수출 627억달러에 수입이 560억달러로 총 6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우리나라 전체의 16.9%를 차지해 울산세관 수출입 통관실적이 전국 일선 세관 40여 곳 중 1위, 조세 징수실적은 5조3,953억원으로 전국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 고위 공직자들도 늘 이런 통계를 자랑한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업종에 걸쳐 세계적 기업이 밀집한 것은 지구촌에서 거의 유일하고, 시 단위 수출액이 국가별 순위로도 세계 40위권에 해당되며, 일자리가 많아 '거지가 없는 도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도시라면 시중에 돈이 넘쳐야 하고, 시 재정이 풍족해 도시기반이 반듯하게 달라져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인구 110만명인 울산시의 올해 예산은 2조111억원으로 인구 358만명의 인근 부산시 예산 6조7,371억원과 비교해 인구수 비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박물관, 미술관, 문예회관 등 문화 기반시설은 전국 16개 시ㆍ도 가운데 최하위권(14위)이다. 장학재단 수는 전국 꼴찌다. 장학금 규모도 11위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공장이 많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만 시민이 누리는 혜택과 비례하지 않는 것이다.

'최고 부자도시'라는 말이 생긴 것은 지난해 말 통계청이 '2006년 전국 시ㆍ도별 지역총생산' 데이터가 나오면서부터.

이 통계에 따르면 울산의 1인 당 지역총생산(GRDP)은 3,836만원으로, 당시 미화로 환산하면 4만154달러였다. 이는 전국평균(1,772만원)의 배가 넘고 2위인 충남(2,633만원)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GRDP는 전국 단위로 집계되는 국내총생산(GDP)과 대응되는 개념으로 시ㆍ도별로 얼마만큼의 부가가치가 발생했는가를 생산측면만 집계한 수치다. 즉 해당지역에서 생산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나타낼 뿐 주민들의 소득(1인 당 분배소득) 수준을 뜻하는 게 아닌데도 울산은 이를 착각해 온 것이다.

실제 통계청이 같은 날 발표한 울산의 1인 당 소비지출은 915만원으로 서울(1,106만원), 부산(963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은 물론 광역시 가운데 최하위로 전국평균(943만원)보다도 낮았다.

총생산에서 소비지출과 고정자본 형성, 재고증가 등을 빼면 순유출이 19조9,726억원이나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현대자동차, SK, S-OIL, 삼성그룹 계열사 등 대부분 대기업의 본사가 서울에 위치, 고부가로 얻은 수익과 세금의 상당부문이 역외유출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울산은 전국평균의 배 이상 '생산'은 했으나 지출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해 실제 호주머니 사정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은 상대적으로 낮은 도시인 셈이다.

울산시민연대 홍근명(50) 공동대표는 "울산은 지역총생산으로 도시를 평가하는 '착시현상'에 빠져 있다"며 "올바른 정책수립을 위해 시민들의 정확한 생활수준을 알아야 하는 만큼, 시가 용역을 통해 시민들의 가처분소득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