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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울산공단 소하천-위치.흐름 파악 못해 오염원 유입 무방비

파랑새/송이갑 2012. 10. 8. 18:03

위치·흐름 파악 못해 오염원 유입 무방비
집중기획-방치된 울산공단 소하천 <1>프롤로그
공장 관통…쌓여있던 비점 오염원 유입
수질 들쭉날쭉…점검 제대로 안 이뤄져
시, 하천 아닌 폐수 기준 적용 “문제없어”
 
2012년 10월 08일 (월) 김지혁 기자 kjh@iusm.co.kr
   
▲ 지난 6일 오후 3시 20분께 남구 매암동 매암천에 ‘계면활성제’로 추정되는 폐수가 방류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같은 오염인자는 매암천을 따라 곧바로 울산 연안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어느 기업체에서 방류한 오염인자인지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울산 공단의 혈관인 공단 내 소하천(배수로)이 수십 년 째 각종 환경오염에 방치되고 있다. 크게 3개 지역으로 나눌 수 있는 울산 공단에는 매암천 등 6개 소하천이 관통하면서 울산 연안과 맞닿아 있고, 수백여 곳의 기업체 배수로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이다.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이들 소하천 구간 곳곳은 공장 부지로 편입되고, 또 복개되면서 외부 노출이 극도로 제한돼 왔다. 소하천 오염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원인자를 찾아내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대기오염과 폐수 배출에 대비한 각종 환경 시스템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지만, 유독 공단 내 소하천에 대한 오염 방지 대책은 1980년대와 현재가 크게 다를 바 없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 공단 내 소하천 실태는 울산시가 안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다. <편집자 주>

◆3개 공단 관통하는 6개 소하천

울산지역 공단을 크게 3개 지역으로 나눴을 때, 각 공단을 관통하는 소하천은 6개다.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한 남구 여천·매암동 일대에는 여천천과 매암천, 고사천 등 3개 하천이 흐르고 있다.

이들 하천은 저마다 수십여 곳의 기업체를 끼고 돌아 결국 울산항으로 흘러내린다. 기업체의 배수로와 직접 연결된 경우가 많다.

온산국가산업단지에는 대정천과 원산천 2개 하천이 흐르고 있다. 또 석유화학단지는 두왕천이 단지를 감싸며 흐르는데, 바둑판식으로 구성된 공단 안에는 3개 배수로가 각각 두왕천과 연결된 구조다.

6개 소하천(8개 배수로)은 위치와 수계만 다를 뿐, 저마다 공단 내 기업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두왕천을 제외하면 나머지 5개 소하천은 구간 곳곳이 공장 안을 관통하고 있다. 소하천 수질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이다.

현재 공단 내 각 기업체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자체 처리시설을 거치거나 폐수처리장으로 곧장 보내지게 된다. 그러나 공장 바닥에 쌓여있는 각종 비점 오염원은 빗물에 씻겨 소하천으로 유입되더라도 특별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소하천이 오염사고에 방치되는 이유다.

특히 공장 내 설비사고나 오염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오염원은 배수로를 타고 그대로 소하천에 흘러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까지 소하천의 오염 방지 대책은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매월 실시하는 ‘수질측정망’ 점검이 유일하다.

◆하천 수질 ‘들쭉날쭉’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1989년 1월부터 조사한 ‘공단 배수로’ 수질측정 자료를 보면 데이터 값이 그야말로 ‘들쭉날쭉’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단위 mg/L)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우선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값은 무려 259.2(1991년 7월·석유화학공단2지점)다.

그런데 불과 2개월 뒤인 1991년 9월에는 같은 지점에서 측정한 BOD수치가 27.5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오염인자 유출이 발생한 시점에서는 수질이 악화됐다가, 일정 시간이 흐르면 다시 수질이 회복되는 하천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특성은 최근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해 8월 울산공단1지점(매암천)에서 측정한 BOD값은 97.3을 기록했지만, 다음달인 9월에는 같은 지점에서 22.8로 뚝 떨어졌다가, 10월에는 다시 57.4로 치솟았고, 11월에는 95를 기록했다.

자료값에 따르면 8개 측정 지점에서 지난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측정한 BOD 평균값은 19.1이다. 하천수 수질 등급 최하인 5등급 기준은 10이하다.

◆소하천 수계도 파악 못하고 ‘폐수 배출 기준’만 들먹

공단 내 소하천을 순수하게 ‘하천’으로 분류한다면 현재 수질 기준은 최하 등급인 5등급에 훨씬 못 미친다.

그런데 울산시는 소하천 관리 기준을 엉뚱하게도 ‘폐수 배출 기준’으로 판단하려 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단 내 소하천 방류수 배출 기준은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단위 mm/L) 기준으로 130”이라며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울산시가 주장한 기준치는 하천수 수질관리 기준이 아니라 폐수배출기준이다. 또 기준치로 제시한 130은 폐수배출량에 있어 2,000㎥/일 이하의 경우에서도 가장 높은 ‘나’수역에 해당하는 값이다.

만약 폐수배출기준량을 적용한다하더라도, 공단 특성을 감안한다면 2,000㎥/일 이상, 특례 조항을 적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 COD 기준치는 40이다.

울산시가 이처럼 엉뚱한 기준과 가장 관대한 값을 들먹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공단을 관통하는 6개 소하천의 정확한 위치와 흐름도, 또 이에 연관된 각 기업체의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단 내 소하천은 건드려봐야(언론에 보도되더라도) 지금으로서는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울산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