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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송이갑 블로그
[추석특집]차례 방식·절차 간소화 누구나 쉽게 조상 모시게 해야 본문
| [추석특집]차례 방식·절차 간소화 누구나 쉽게 조상 모시게 해야 | ||||||||||||
| ■ 핵가족화 시대, 제사의 현대화 모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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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는 죽은 자를 위한 의식뿐 아니라 산 자를 위한 공간이기도… 아들·딸 구분없이 ‘자녀윤회봉사’·딸이 제사 ‘외손봉사’도 방법 지방·축문 한글 표기 등 쉽게 실행할 수 있어야 자연스럽게 전승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12일)이 돌아왔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추석은 그저 친지들과 만나 송편을 빚으며 놀고 먹는 휴가 정도로만 여긴다. 하지만 제대로 알고 보면 추석 속에는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깊은 뜻이 숨어 있다. ‘보본반시(報本反始)’는 근본(根本)에 보답(報答)하고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말이다. 풀어쓰면 풍성한 곡식을 내려 준 천지(天地)와 건강한 신체를 물려 준 선조(先祖)의 은혜(恩惠)에 감사의 마음으로 보답(報答)을 하자는 것이다.
세태와 함께 전통의 의미는 퇴색하고 편리만을 좇게 된 요즘, 이같은 문제를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일 한국국학진흥원은 ‘조상 제사, 어떻게 지내야 하는가 - 조상 제사의 현대화 모델 정립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조상 제사는 왜 지내고, 또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우리의 대표적 전통문화이며 미풍양속 가운데 하나인 제사 문화가 핵가족화, 생활양식의 변화, 번잡한 격식과 내용 등으로 인해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정립하자는 취지였다. 토론회 발제문을 통해 조상제사의 현대화 모델과 추석의 참의미를 되짚어 본다. □ 조상 제사의 의미와 정신 유교에서 제사는 바라보는 관점은 나를 낳아준 부모에 대한 기억과 감사의 시간이다. 제사는 이를 위해 시간과 공간을 구분하고 감사의 방식을 의례화하는 과정이다. 감사의 마음은 자신의 출생을 축복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제사는 이러한 의미를 확인하고 재생산하는 공간으로 계속 발전해야 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욱 박사는 제사는 ‘단순히 죽은 자를 위한 의식이 아니라 산 자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고 정의했다. 부모 은혜에 감사를 표현할 뿐 아니라 가족의 경험을 형성하고 전승하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 공간이 행복으로 가득 찬 곳이어야 하지만 간혹 그렇지않을 경우 그러한 희망을 담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원망을 닦아내고 아쉬움을 채우는 시간인 것이다. □ 조상 제사, 누가 모시나 시대가 바뀐 오늘날 조상제사는 꼭 장남만 모셔야 할까. 이에 대해 한국국학진흥원 김미영 박사는 “달라진 세태 속에서 조상제사의 전통이 유지되려면 꼭 장자가 조상을 모셔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 또한 바뀌어야 한다”며 그 대안으로 “아들딸 구분없이 모든 자녀가 돌아가며 제사를 모시는 ‘자녀윤회봉사’와 딸이 친정제사를 물려받는 ‘외손봉사’의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교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아들딸, 출생 순위와 상관없이 모든 자녀들이 재산을 균등하게 상속받았으며, 조상제사 역시 아들과 딸이 순번을 정해서 지내는 ‘윤회봉사(輪廻奉祀)’가 일반적이었다. 이같은 전통은 제주도, 경남 통영, 경북 영덕·울진·영일·달성군, 전남 진도군, 강원 인제·삼척군 등에서 아버지 제사는 장남이, 어머니 제사는 차남이 지내는 분할제사의 형태로 계승되고 있다. 외손봉사의 사례는 조선조에서 흔히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는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모자. 신사임당의 집이며 곧 율곡의 외가인 오죽헌은 원래 신사임당의 외외증조부인 최응현의 소유였는데 외동딸에게 장가 든 이사온(신사임당의 외조부)과 또 그의 둘째 딸에게 장가 든 신명화(신사임당의 아버지) 등으로 상속됐다. 딸 다섯을 둔 신명화는 네째딸의 아들인 권처균에게 묘소를 보살펴달라는 명목으로 오죽헌을 물려주었고, 율곡에게는 조상제사를 당부하며 서울의 집 한채와 전답을 주었다고 전한다. 조상제사를 위한 명목으로 외손에게도 재산이 상속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유교가 도입되고 나서 17~18세기에 이르러 적장자 중심의 유교 친족이념이 본격적으로 정착함에 따라 재산상속과 제사계승에서 장자가 우선권을 갖게 됐다. 1989년 친족법이 개정(1991년 시행)됨에 따라 아들과 딸, 그리고 혼인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자녀에게 재산을 균등하게 상속하도록 법이 바뀌었으며, 호주(장남)에게 자동으로 승계되던 조상제사 역시 자녀들이 협의하에 계승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재산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조상제사는 여전히 장남의 몫으로 돌리는 곳이 많아 가족 간에 크고 작은 갈등이 초래된다. 김 박사는 “우리의 고유 습속인 자녀윤회봉사의 전통을 되살려 가족 간 갈등을 해소하면서 조상을 기리는 제사의 본래적 뜻을 살리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핵가족화 이후 외동딸 혹은 무남다녀의 가정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같은 가정에서부터 ‘외손봉사(外孫奉祀)’라는 우리 고유의 습속을 되살려 나가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 조상 제사의 현대화 모델 제사도 문화이기에 변해야 한다. 현재 상황에 맞게 변화하지 않으면 제사라는 문화적 현상, 문화요소는 단절될 수밖에 없다. 거꾸로 말하면 제사의 방법을 바꾸지 않으면 제사는 지속되지 못할 수도 있다. 조선시대 서민들의 제사에서는 술을 세 번 올리는 삼헌(三獻)이 아니라 한 번만 올리는 단헌을 따랐으며, 축문 역시 생략했다. 가문이 번창하지 않은 서민들의 경우 역할을 맡을 제관의 수가 턱없이 모자랐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한문으로 된 축문을 쓰고 읽을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김시덕 박사는 “현대의 핵가족은 많아야 4~5명 선인데 가장의 형제들 역시 떨어져 살기에 기제사 등 모든 제사에 꼬박꼬박 참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제사 절차의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서민가에서 행해지던 전통적 제사 방식을 되살려서 축문을 생략하고, 한 명의 헌관과 집사만을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지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한문으로 된 지방이나 축문도 한글화하여 요즘 세대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전통을 계승하고 효를 실천한다고 하더라도 축문내용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제사를 봉행한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국학원이나 국립민속박물관 등에서 내놓은 한글표기 축문을 활용해 볼 만 하다. 김 박사는 “제사의 현대화는 또 다른 획일화를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뜻을 잃지 않으면서 현대사회에 어울리는 다양성을 추구하자는 것”이라며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제사 절차와 용어를 제시해야만 제사가 자연스럽게 전승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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