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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관정책은 적법성보다 시민정서 우선"

파랑새/송이갑 2008. 10. 19. 07:35

사설/"경관정책은 적법성보다 시민정서 우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7일 울산시에서 가진 국감에서 주상복합, 방치 건축물, 재건축 현장, 미분양 주택 등이 도마에 올랐다. 경기침체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탓인지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높고 도시경쟁력이 뛰어난 울산시에서의 이날 국감은 질타의 수위가 상당히 낮았다. 그 가운데 그나마 돋보이는 질문은 정갑윤(울산 중구) 의원에게서 나왔다. 정 의원은 "주상복합건물의 허가가 적법성만 고려해 허가됨으로써 도시경관을 해치는 결과를 낳았다"며 "도시경관정책은 적법성 보다 시민정서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이처럼 보고서와 통계자료에 의한 천편일률적인 질문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울산출신으로서 시민들의 입장에서 도시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울산에는 총 27건 5935가구의 주상복합건물이 태화강변, 번영로, 삼산로 등에 들어섰거나 건립될 예정이다. 현재 3건 590가구가 완공됐으며 16건 3616가구는 공사중, 8건 1729건은 미착공 상태다. 이들 건물들은 건폐율이 33.25~79.95%이고 녹지율은 15.01~34.77%이다. 지가가 높은 탓에 고층의 건축물 한 두 동만 덩그러니 서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겨우 형식적으로 갖추어둔 정원이 녹지공간의 전부인 건축물도 있다. 물론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 하지만 몇 개 또는 몇십 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대단지 건축물의 경우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지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에 비하면 한 동짜리 주상복합건물은 도시경관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브랜드만 다를 뿐인 고층단독 건축물이 밀집되면 결국 도시환경은 황폐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법성만 내세워 단독건축물을 허가해주는 것은 도시의 미래를 위해 매우 무책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중구 우정동 코아빌딩과 울주군 삼남면 장백아파트 등 짓다가 만 장기방치 건축물과 시작하다가 만 재건축 현장도 도시경관을 해치는 큰 요인 중의 하나다. 또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청소년비행 등의 부차적인 문제들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소지가 높다. 물론 이들 건축물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행정조치는 어렵다. 하지만 시민 삶의 질을 고려해서 행정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경상일보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