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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천정 벚꽃터널 난장판

파랑새/송이갑 2008. 4. 7. 06:19

작천정 벚꽃터널 난장판

 

각설이 타령·술주정만 난무…관할 관청은 불구경
[2008.04.06 22:33]

4월의 첫번째 휴일인 6일 울주군 삼동면 작천정 벚꽃터널이 상춘객들로 발디딜틈없이 북적대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인파·스피커소리·체증 스트레스만 쌓여
음식냄새 코 찌르고 상인들이 길옆 장악
쾌적한 산보 환상적인 꽃 감상 상상못해



요즘 작천정 벚꽃터널이 상춘객들로 터져나갈 지경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꽃터널에 각설이 타령과 술주정만 난무하고 있다. 관할 행정기관에서는 남의 집 불구경하듯 난장판으로 방치하고 있을 뿐이다.

주말인 5일 저녁 1㎞구간의 작천정 벚꽃터널 안은 한 마디로 인산인해였다. 사람에 떠밀려 이리저리 표류하다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약장수들과 각설이패들의 '뽕짝' 음악이 귓전을 때려 멀어진 아들의 이름을 아무리 불러봤자 들리지 않았다.

길가 곳곳에는 대형 바베큐가 돌아가고 부침개 부치는 냄새는 코를 찔렀다. 며칠째 전시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는 각종 음식들은 덮개도 없이 수만명이 지나다니는 길가에 줄지어 놓여있었다. 까고버린 굴껍질은 곳곳에 무더기를 이루었다.

벚꽃터널 옆의 수남지구는 차량으로 가득찼고, 작괘천을 따라 언양방면으로 난 길은 동맥경화를 일으켜 시민들은 또 한번 스트레스를 겪어야 했다.

본 것은 사람물결과 가설식당 뿐이고 들은 것은 스피커가 째지는 듯한 각설이 타령 뿐이었다.

작천정 벚꽃터널은 60~80년된 아름드리 벚나무 230여그루가 길가 양쪽으로 도열해 꽃이 피면 꽃잎이 하늘을 뒤덮는 장관을 연출하는 보기드문 곳이다. 무성한 꽃잎은 밖에서 보면 마치 뭉게구름이 길게 내려앉는 듯한 '꽃구름'을 만들어낸다. 밤에는 전등불빛을 받아 낮과는 또 다른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그래서 낮 보다는 밤 벚꽃놀이가 더 인기를 끄는 곳이 작천정 벚꽃터널이다.

그런데 이런 귀한 관광자원이 해마다 전국을 떠도는 상인들에게 맡겨지고 있다. 벚꽃이 필 때쯤부터 진을 치기 시작한 상인들은 개화가 절정인 때에 이르러서는 길 양 옆을 가설식당 등으로 꽉 막아선다.

이 때문에 상춘객들이 산보하는 길은 울타리처럼 둘러쳐지면서 더욱 좁아져 사람들의 어깨와 어깨가 맞부딪치는 극심한 포화상태가 돼 버리고 만다. 이처럼 걷기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쾌적한 산보'와 꽃 감상은 꿈도 꿀 수없어진다.

이 때문에 매년 작천정 벚꽃터널의 운용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아까운 관광자원을 지역경제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외지 상인들에게 해마다 맡겨둘 수 없다는 것이다.

5일 이 곳을 찾은 이정수(46)씨는 "꽃그늘 아래서 운치있게 술 한잔 하는 것도 좋지만 원칙도, 질서도 없는 이런 난장판은 안된다"면서 "행정기관 등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전시회나 공연을 감상하면서 쾌적하게 꽃길을 즐기고, 음식도 청결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작천정 벚꽃터널은 앞으로 수남지구가 개발되고 나면 주차장 문제 때문에 또 한번 홍역을 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