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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동구 옛길인 염포산길과 마골산길은 이어져야한다

파랑새/송이갑 2012. 6. 24. 19:27

[기고]동구 옛길인 염포산길과 마골산길은 이어져야한다
순환도로에 막힌 ‘아름다운 옛길’
다리로 연결 사람과 자연 이어야
2012년 06월 21일 (목) 21: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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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택 울산동구청 총무국장  
 
길은 인생이라고 한다. 청명한 공기와 쾌적한 숲이 있는 길을 걸으면 마음에 평화가 온다. 거기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맑은 공기, 그 길을 오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한적한 산길을 걸으며 한그루의 나무, 한포기의 야생화를 바라보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에 마음이 풍요롭고 너그러워진다. 혼자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함께 걸으면서 정을 느낄 수 있는 길, 특히 도심에 있는 산책로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크나큰 선물이다.

울산 동구에는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아름다운 숲길이 많이 있다. 남목에 있는 마골산 옥류천 이야기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옥류천 이야기길에는 온갖 풍상을 말없이 견뎌낸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있다. 이 바위들은 일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 옥류천을 따라 수많은 아름다운 전설들을 간직한 채 억겁의 시간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남아 있다.

동구를 대표할 또 다른 산책로 가운데, 대왕암에서 슬도를 거쳐 염포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이 산책로는 얼마 전 국토해양부가 아름다운 해안길 52선에 그 이름을 올릴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다.

대왕암공원 산책로는 백년이 넘은 아름드리 해송과 바다의 절경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대왕암 몽돌해변에 앉아 바다 위를 오고가는 수많은 배를 바라보면서 몽돌과 바닷물의 아름다운 속삭임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과거의 전설과 현대의 문명을 넘나드는 신비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방어진 동쪽 끝 작은 섬 슬도는 수백만 년 세월동안 조개들이 만들어 낸 120만개가 넘는 구멍으로 파도가 넘나들면서 내는 비파소리가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이렇게 마골산을 거쳐 염포산과 대왕암, 슬도를 따라 산책과 등산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염포산 길과 마골산 옥류천 이야기길을 방어진순환도로가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등산로는 끊어지고 부득이 자동차길을 횡단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이 이어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아쉬움을 표한다. 특히 등산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마골산 옥류천 이야기길과 염포산길을 연결하는 다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4월15일 동구 염포산에서 열렸던 제3회 울산동구 전국염포산산악자전거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왔던 많은 참가자와 일부 울산 MTB연합회 관계자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다리가 만들어지면 새롭고 환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일부에서는 수십억원을 들여 다리를 만들 필요가 있냐고도 말한다. 그러나 산책로 다리를 만드는 것을 단순히 경제논리로만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길과 길을 잇는 것은 단순히 산책로를 이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 자연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깨우쳐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염포산길에는 울산과 동구의 역사가 담겨 있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이끌어온 산업수도 울산 도심의 모습과 역동적인 울산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또 동구의 자연역사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마골산 옥류천 이야기길에서는 아쇼카왕의 창건설화가 전하는 신라고찰 동축사와 바위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호국의 기개가 느껴지는 남목마성과 봉수대가 있는 봉대산을 청정 동해 주전몽돌해안과 연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정기를 담은 백두대간에서 동해안을 따라 뻗어 나온 낙동정맥을 이어주는 기념비적인 사업이 될 것이다.

다리에 동구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담아 만든다면 그 자체로 동구를 알리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동구의 아름다움을 더욱 부각 시켜줄 것이고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유무형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안겨줄 것이다. 이 모든 논란을 차치하고, 길은 이어져야 한다. 나는 이른 아침 새벽안개를 맞으며, 그윽하게 번지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다리를 걷는 상상을 하곤 한다. 울산의 역사와 자연생태가 살아있는 염포산과 마골산을 자유롭게 거닐면서 자연이 전해주는 이야기들을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한층 풍요로워질 것이다.

정진택 울산동구청 총무국장

 

경상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