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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없는 혁신도시, 울산은 거부한다

파랑새/송이갑 2008. 12. 31. 13:54

알맹이 없는 혁신도시, 울산은 거부한다
[기사일 : 년 월 일]  
 
 울산의 엔진이 꺼져가고 있다. 지난 40년에 걸쳐 울산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먹여 살렸던 주력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휘청거리면서 위기감을 더 하고 있다. 특히 울산지역 산업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던 업종일수록 더욱 심각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경기침체라는 공통의 분모뿐 아니라, 울산지역만의 구조적 문제점도 크게 한 몫을 했다. 젖소에 비유하자면 충분한 영양보급 없이 우유만 쥐어짰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를 흔히 고도산업화, 소비의 다극화시대라고 명명한다. 이는 산업생산품의 사이클이 그만큼 단축되었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소품종 대량생산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술투자가 최대 관건이다. 울산의 주력산업들은 바로 이 같은 시대흐름을 읽고 대처하지 못했던 업보를 받고 있다. 울산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혁신도시 유치에 기대를 걸었다.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한 에너지관리공단 등 에너지·노동관련 11개 공공기관이 이전해오면 '산·학·연 혁신클러스터'를 조성, 신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 울산의 계획이다. 시가 추진중인 지역혁신발전 5개년 계획, 울산국립대 설립기본구상 등 모든 것이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데 30일, 정갑윤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울산 혁신도시 기대와 전망'이란 토론회에서 지적된 내용들을 보면 이런 기대가 완전히 빗나갔다.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방안에 따르면 울산으로 이전될 에너지관리공단은 교육·홍보·수요조사 등 지원기능만을 담당하고 연구개발 등 핵심기능은 별도의 전담기관으로 이관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이럴 경우 울산이 기대했던 연구개발이 빠지는 것은 물론, 울산의 주력산업들과 연계한 신기술개발은 물 건너가게 됐다. 울산시가 지역발전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산·학·연 클러스터 건설의 주체를 잃어버리게 되는 셈이다. 이는 울산으로 이전할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가족대동 없이 홀로 내려왔다, 주말이면 서울 등 가족이 있는 지역으로 출퇴근하겠다는 것 이상으로 혁신도시의 위기로 지적되고 있다. 가족도 내려오지 않고, 연구기능도 빠진 혁신도시라면 기대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수십 만 평에 이르는 부지를 제공하고, 막대한 시민혈세까지 쏟아 부은 결과물치고는 너무도 한심한 작황이다. 만약 정부의 선진화방안이 그대로 관철된다면 울산시가 혁신도시에 매달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 껍데기뿐인 혁신도시라면 깨끗이 포기하고 이곳에서 새로운 울산발전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울산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