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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송이갑 블로그
언제까지 경기 타령만 할 수 없다 본문
| 언제까지 경기 타령만 할 수 없다 | |
| [기사일 : 년 월 일] | |
| 이지근 편집국장 | |
![]() 4일자 석간신문에 서울 가락농수산물시장에서 배추를 팔던 한 노점상 할머니가 대통령에게 얼굴을 묻고 울먹이는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하루 온 종일 시장에 앉아 배추와 무를 팔아도 손에 쥘 수 있는 돈이라야 고작 2만원 안쪽인 할머니가 대통령을 보자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는 내용이다. 새벽시장을 찾은 대통령도 곤혹스런 모습이 역력했다.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상인들을 만나고보니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해서였지 않겠는가. 여기저기서 눈물어린 하소연이 쏟아졌다. 농민이나 상인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죽을 맛'이라는 말 뿐이었다. 그러나 최고 권력자의 민생탐방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상인들과 한숨을 같이 쉬고 서로를 위로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말이 없었다. 언제부터 경기가 좋아질 것이니, 그 때까지는 힘들더라도 참아 달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경제사정이 지금보다 오히려 더 어렵다는 판국에 대통령이라고 무슨 말로 위로할 수 있었겠는가. 빈말이라도 할 수만 있었다면 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니면 "힘내시라"는 말이라도 함직 했지만 이날의 민생탐방에는 이런 말도 없었다고 전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더 이상의 표현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최악의 국면이다. 또 경기지표 역시 하강에서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통계발표도 전무하다. 농어촌은 말할 것도 없고 산업현장, 상가, 음식점 등 어디에도 희망이 보인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나오느니 한숨이고 눈물이라더니, 지금의 우리 경제 사정이 꼭 이런 판이다. 그렇다고 마냥 경기타령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어떻게든 경기를 끌어올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 첫 단추는 가능하고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괜히 안 되는 부분을 붙잡고 악을 쓸 때가 아니다. 대통령이 하라고 해도 꿈쩍을 않는 은행에 대고 대출을 늘여달라고 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얼마 전 울산상공회의소에서 금융규제 완화 건의문을 채택, 발표했다. 또 울산시는 내년도 사업비예산을 조기에 투입, 경제회생에 앞장서겠다는 시정방침을 내놓았다. 대통령부터 장관, 지방정부까지 나서 경기부양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말로만 될 것 같았으면 우리의 경제사정이 이렇게까지 오지는 않았다. 행동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청와대참모와 장관들에게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놓으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고도 나아졌다는 말은 나오지 않고 있다. 모두가 기존의 틀에서만 경제운용을 하려는 고정관념에 묶여 있어, 해법이 나올 수 없기는 마찬가지여서다. 이럴 때는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건설을 하면서 환경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두 마리 토끼 사냥'은 경기가 안정되었을 때 할 소리다. 지금은 우선순위를 따져 하나를 희생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해도 좋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정도를 따져, 무엇에 더 비중을 둘 것이냐를 두고 결정하라는 주문이다. 현재의 경기한파를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 단연 건축시장이다. 중소건설사는 물론이고 대기업 건설사까지도 멀쩡한 곳이 없다. 자금유동성 위기에 몰려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코너에 몰려 있다. 은행으로부터 꾸어다 쓴 대출금 이자를 갚기에도 급급하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주택시장은 아예 꽁꽁 얼어붙었다. 경기가 어렵다고는 누구나 말을 하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는 누구도 하지 않고 있다. 지금도 시청이나 구청, 군청에 가면 각종 규제철만 만지작거리지 건축경기 혈로를 뚫으려는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박천동 울산시의원이 농공단지 건폐율완화와 특정용도제한구역내의 건축제한폐지를 담은 개정조례안을 발의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 수 있다. 건축규제는 법과 대통령령, 시행규칙, 조례 등으로 지뢰밭같이 얽혀 있다. 법으로는 되는 일이 령에서는 안 되고, 시행규칙에는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조례에 가면 막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법을 개정, 규제를 완화했다고 하더라도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으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사항에 대해서도 법령을 개정하지 않고 몇 년씩을 버티는 것이 예사인 나라에서 시행규칙과 조례가 법령에 맞춰 바로 개정되리라는 기대 자체가 어쩌면 물정을 모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건축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이런 관행부터 신속하게 뜯어고쳐야 한다. 특히 법령이나 시행규칙에서 조례로 위임해 준 부분에서 발생하는 과다한 규제의 완화가 더욱 시급하다. 예컨대 용도지역별 건축용적률을 50% 범위에서 지방정부가 조례로 정하도록 한 부분에서 온갖 억지가 난무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수행해야 할 도로 등을 건축업자에게 떠넘기거나, 아니면 이 부분이 해결될 때까지는 건축허가를 내 줄 수 없다는 식의 배짱행정이 바로 그것이다. 또 도심지 스카이라인 확보 차원에서 조례로 규제하고 있는 건축물층수 제한 역시 탄력운영하지 않고, 정해놓은 틀에만 억지로 꿰맞추고 있다. 자연녹지지역과 1종주거지역의 용적률은 차등화 시켰으면서 층수제한을 같이 한다면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용적률과 층수제한 규제만이라도 완화시켜 준다면 울산의 건축시장은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숨을 쉴 수 있게 될 것이다. 개선 가능한 규제부터 친기업적으로 풀어야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더 없이 요구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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