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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억새축제

파랑새/송이갑 2008. 10. 1. 14:35

[우리땅의 우리문화]보는 이 설레게 하는 바람난 억새물결
전국의 억새축제
[2008.09.29 22:40]

스산한 바람 타고 찾아오는 가을 전령사
단조평원 백만평 대지 은빛 실루엣 장관
4~5일 신불산 일원 영남알프스억새축제
천관산·화왕산·제주 일대도 관광객 붐벼


매년 이맘때면 영남알프스 수백만평의 억새는 거대한 은빛물결을 출렁이며 도시의 신산한 삶들을 산정으로 물을 긷듯 끌어올린다. 회색도시의 생존경쟁에 시달려온 도시민들은 마치 고해를 건너 피안에 도달한 고행자 같이 광활한 억새의 바다에 스스럼없이 몸을 던진다.



색깔이 화려하지도 않고, 모양이 진귀하지도 않은 억새가 왜 이렇게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일까.

울산출신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가수 고복수씨는 '아~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라는 가사의 '짝사랑'이란 노래를 불렀다. 억새는 가을의 상징이자 스산한 고독의 대명사다.

그런 억새물결이 수백만평에 펼쳐져 있고 그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휭휭 몰려다니면 우리는 비로소 가을의 문턱을 넘어와 있음을 직감한다.



#영남알프스

가수 고복수가 울산사람이라서 그런지 억새 하면 단연 울산의 영남알프스다.

억새평원이 가장 큰 곳은 신불산(1159m)과 영축산(1081m) 사이 단조성터 일원. 백만여평의 광활한 평원은 그 존재 자체로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준다. 너무나 넓어 바람도 지친다는 신불평원, 거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남기고 간 은빛 억새솜털같은 사연들이 바람과 함께 살고있다.

(사)대한산악연맹 울산광역시산악연맹은 토·일요일인 오는 10월 4일과 5일 작천정 벚꽃터널 인근과 신불산 일원에서 영남알프스억새축제를 개최한다.

우선 토요일 오후 7시에는 작천정 벚꽃터널 옆에서 전야제 행사가 열려 참가자들이 친선의 밤을 보낼 예정이다. 이어 일요일에는 본격적인 행사가 열린다. 이날 오전 9시20분터는 억새축제 등산대회가, 9시30분부터는 억새축제 산악자전거대회가, 9시50분부터는 억새축제 산악마라톤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등산객과 자전거와 마라토너들이 순식간에 영남알프스 일원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게 된다.

요즘 신불산의 억새는 예년과 확연히 다른다. 올초 울주군에서 비료를 듬뿍 주어서 그런지 억새의 키가 많이 자랐고, 그 빛깔이나 윤기도 좋아졌다. 특히 신불재에서 영축산으로 가는 길과 신불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목책을 설치해 왕성하게 뿌리내린 억새들이 옛 명성을 되찾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영남알프스의 억새는 이 곳 말고도 간월재와 재약산 사자평에 넓게 분포돼 있고, 울산은 아니지만 천성산 화엄벌 일원이 인근에서 최고의 군락지로 꼽히고 있다.



#전남 장흥군 천관산 억새제

오는 5일(일)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전남 장흥군 천관산(723m)에서는 제15회 억새제가 열린다. 이 곳은 다도해를 굽어보면서 산행을 즐길 수 있어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호남 5대 명산 중의 하나로 꼽힌다.

산이름은 여러 봉우리들이 천자의 면류관처럼 우뚝우뚝 솟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신라 때 김유신과 사랑을 나눴다는 천관녀가 숨어 살던 곳이라는 전설도 있다.

이번 억새제에서는 장천재 코스, 천관사 코스, 자연휴양림 코스, 탑산사 코스 등으로 나눠 산행대회가 펼쳐지고 억새제례, 산악인의 한마당 잔치, 억새아가씨 선발, 행운권 추첨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제주억새꽃축제

가을에 제주도에 가면 해안도로와 한라산 자락을 통과하는 길가마다 억새를 만날 수 있다. 억새 드라이브 코스는 남원과 조천간을 연결하는 남조로, 제주 동부 산굼부리 일대와 조천읍 교래리 인근(1112번), 성읍민속촌에서 성산일출봉으로 가는 동부 목장지대와 경마공원에서 샛별오름까지 구간 등이다.

오는 10월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 동안 샛별오름 들불축제 행사장에서는 이런 억새의 추억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줄 제15회 제주억새꽃축제가 열린다.

신명한마당, 억새꽃가요제 등과 같은 무대공연뿐만 아니라 야생화강좌, 천연염색, 억새꽃길 트레킹, 억새미로찾기, 억새 꽃마차 타기 등의 참여·체험마당도 열린다.



#창녕 화왕산

경남 창녕의 화왕산(757m)에는 6만평 가까운 억새평원이 있다. 이 곳에서는 매년 '갈대제'란 이름으로 억새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오는 10월27일 화왕산 정상과 화왕산성 일대에서 열리는데 산신제에 이어 올해 람사르총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산상음악회와 통일기원 횃불행진 등이 마련된다.



#경기도 포천 명성산

경기도에서는 오는 10월11일부터 19일까지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열린다. 명성산(923m)은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철원의 접경에 위치한 산으로, 산자락에 산정호수를 두고 있어 등산을 하면서 호수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개막일인 11일에는 각종 공연이 펼쳐지고 축제기간 동안에는 아프리카 민속공연, 안데스음악공연, 억새배 달집태우기, 억새 성인가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