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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필자가 알기로 전국적인 규모로 가장 최근에 받은 훈장은 국토해양부와 한국하천협회가 공동으로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서 '경관하천'으로 선정된 것일 게다. 강북의 십리대밭을 중심으로 초점을 맞추어 살짝 구부러진 채로 유려하게 흐르는 강줄기와 시원하게 펼쳐진 대숲으로 이루어진 강변의 모습은 전국의 내로라하는 하천들 속에서 가장 뛰어난 경관을 보여준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겨울이면 '떼 까마귀의 군무'를, 여름이면 '고고한 백로들의 군무'를 볼 수 있다. 언제 저런 멋있는 강이 우리 곁에 있었는가 싶을 정도이다.
이러한 강변 대숲유역에 그 완전한 모습을 잃을 수 있는 우려스런 일들이 벌어지려고 하고 있다.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국도 7호선)를 개선하기 위해서 옥동에서 농소간 도로를 신설을 위해 남산 터널을 뚫고, 태화강과 명정천 위로 교각을 세우는 (약 14m) 오산대교(고가도로) 건설이 그것이다.
단순한 다리가 아니라 '자동차 전용 고가다리'다.
지난 2003년 울산시가 태화강 유역에 대한 조류 서식실태 조사 결과 태화강 십리대숲 유역이 강물에서 먹이를 얻고 강 건너 남산에서 보금자리의 재료를 구해 대숲에서 번식처나 잠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천혜의 요지임이 밝혀졌다. 이후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나 지금은 전국 최대의 서식지가 됐다.
이러한 곳에 설치하는 '자동차 전용 고가다리'는 다리로서는 가장 최악인 구조물이 되는 셈이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에도 달아나는 것이 새들의 습성이다. 하루에 단 1대만이라도 주기적으로 굉음을 내고 달린다면 새들은 서식지를 떠날 것이다.
그들이 떠나버린 대숲은 마냥 낡은 고택마냥 쓸쓸할 뿐이고, 울산은 전국 최대의 희소한 관광상품을 잃게 돼 태화강은 '향기 없는 꽃' 처럼 '생기 없는 물'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경관하천'의 위상은 고가다리 건설로 인해 '경관 망친 하천 제1위'로 기록되게 될 것이며, 대숲유역은 생태라는 이미지가 주는 '청정함'과 '친근함' '생명성'이라는 가치를 잃어버려 '기형적 생태도시'의 단면으로 전락할 것이다.
대전시의 경우 도심을 가로지르는 3개의 하천 중에 개발에 묻혔던 2개의 하천구간에서 복개된 부분은 철거,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해 물길을 살리고 있고, 미처 손을 못 댔던 1개의 하천은 갈대 습지에 각종의 물고기와 새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천연동물원'으로 재탄생시키고자 약 1400억원을 들이는 등 열심이다. 세계적인 추세 역시 아무리 돈이 들어도 고가도로는 철거 중이고 하천은 자연형으로 바꾸고 있다.
고가다리가 올라갈 '명정천'도 최근 수년간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백로와 흰뺨검둥오리가 먹이를 구하러 오고 깨끗한 물의 상징인 버들치가 돌아오는 도심지내의 보기 드문 자연형 하천으로 바뀌어가고 있다.(8월 '전국 강의 날 대회' 본선 6위 수상) '망치는 것도 사람이지만 살리고 지키는 것 역시 사람의 몫'이다. 태화강의 여러 지천들이 명정천과 같은 사례를 닮아간다면 울산은 도심지 내에 각종 새들이 풍부한 먹이를 토대로 서식하는 자연형 하천과 숲이 상당수 탄생될 것이고 자연히 전국 최대의 생태도시가 될 것이다.
돈을 안 들이고도 자연적으로 조성이 잘 돼 전국 최대 철새 서식지가 된 태화 숲을 돈을 들이면서까지 파괴하려고 하는 것은 울산의 역사상 최대의 역설적 비극이다.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기획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