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도시 낡은 이미지 벗고 "도시 재탄생" 목표
선암수변공원 이어24㎞ 도심 산책로 조성추진
울산 첫 '도시디자인과' 신설등 발빠른 행보도
공무원 퇴출제 등 최초 시행이 많아 실험 구청이란 평가를 받아왔던 울산 남구가 이번엔 '디자인'을 키워드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울산지역 행정과 법률, 교육 등의 중심지이면서도 화학공단·상업지역 등으로 인해 '무분별한 회색 이미지'가 강했던 이 지역이 도시디자인을 통해 '새 얼굴'을 갖춰가고 있다.
'디자인도시'를 표방한 울산 남구의 중추 키워드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푸른 도시 조성'을 위한 '환경디자인'. 지난 1월 말 개장한 선암댐수변공원이 그 대표 사례다. 올해는 무거·여천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도심 속 허파를 관통할 '솔마루길 조성사업'도 눈길을 끄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경관디자인'을 위한 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를 위해 울산에서 처음으로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했고 자문기구인 '도시디자인위원회'도 구성했다. 앞으로 '산업디자인'과 '행정디자인' 영역까지도 도전해 도시 자체를 재탄생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남구의 이 같은 시도는 '울산=공업도시'라는 낡은 이름을 벗고 '디자인 울산'이라는 새 이름을 얻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도심 속 오지에서 생태 공원으로 거듭난 '선암댐수변공원'= 철조망에 갇혀 도심 속 오지로 버려져 있던 선암저수지 일대가 생태공원으로 태어났다. 이 저수지는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지난 1962년에 만들어진 뒤 40여년 넘게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남구청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힘을 모아 이곳을 2년 만에 248만여㎡ 규모의 친환경 수변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작은 산들로 둘러싸여 경관이 아름다운 이곳에는 저수지를 따라 길이 3.8㎢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생태습지원, 꽃터널 등 볼거리도 가득하며 장애인을 위한 '숲탐방로'도 호평을 얻고 있다. 남구청은 이곳에서 산책과 휴식 뿐 아니라 레저도 즐길 수 있도록 올해 안에 청소년수련시설과 야영장, 번지점프대 등 종합레포츠단지도 조성키로 했다.
◇ 무거·여천천 살리고 '솔마루길' 닦고 = 오랫동안 '애물단지'였던 무거·여천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는 사업이 내년 마무리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여천천은 바닷물을 끌어들여 수질개선을 시도할 계획이며, 성공할 경우 국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천 주변에 '젊음의 거리'를 만들어 노천카페촌도 조성하고 길거리 공연문화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울산의 '세느강변'으로 만들어 감성과 낭만의 도시로 디자인하겠다는 것이다.
'솔마루길 조성'은 도심 녹지를 관통하는 긴 산책로를 만드는 사업이다. '소나무가 많은 산의 마루(정상)를 연결한 길'이라는 뜻으로, 남구 내 녹지축인 선암수변공원~울산대공원~문수체육공원~남산~태화강 대숲 등을 하나의 산책로로 잇게 된다.
총 길이 24㎞로 완성될 이 길은 도심 속에서 호수와 산, 강변을 한 번에 두루 걸을 수 있는 곳으로는 전국서도 흔치 않을 명소가 될 전망. 1단계인 선암수변공원~신선산 4㎞구간은 이미 조성됐으며 내년까지 최종 완공한다는 목표다.
◇ 울산 첫 '도시디자인'과 신설 = 남구청은 울산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도시경관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개선·관리하기 위한 '도시디자인과'를 지난 1월 신설했다.
이 부서는 고래특구 조성과 재개발·재건축, 여천천·무거천 생태하천 조성 사업에 대한 '디자인' 밑그림을 그리고, 광고물 시범거리와 특화거리 조성 등 관내 디자인을 총괄 기획해 나가게 된다. 전문성과 효율성 확보를 위해 지난달 말 전문가 20여명으로 이뤄진 '도시디자인위원회'도 구성했다.
삼산 현대백화점 뒤편 거리를 '도시디자인 시범거리'(가칭)로 조성하는 것은 올해 도시디자인과 첫 과제이기도 하다. 올 하반기 공사가 시작되면 앞으로 이곳은 '보행자가 행복한 거리',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로 변신하게 된다. 손발 담그고 놀 수 있는 도심 속 작은 개울도 만들 계획이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도시미관 재정비에 무게중심을 두고 부서가 출발하긴 했지만 앞으로는 환경·경관디자인 뿐 아니라 브랜드가치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통합적이고도 장기적인 '도시디자인' 사업을 추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