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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터널형 유로변경' 거부…대안없어 시 "식수 부족 초래 불가…대체댐 건설돼야" 오늘 국회방문 지역 의원들에 도움 요청키로
"이러다가 숭례문 꼴 나는 거 아닙니까?"
요즘 울산지역에서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다소 과장된 듯 하지만 최근 문화재청을 비롯해 정부가 하는 행태를 보면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 문화재청의 태도는 그야말로 '강건너 불구경'식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17일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울산시가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으로 제안한 '터널형 수로변경안'을 심의했으나 수년 전부터 계속해 온 똑같은 결론을 반복했다. 사연댐 수위를 낮춰 암각화를 수면 위로 드러내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국토해양부와 울산시에 이 같은 내용을 통보하고 그대로 시행토록 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이 같은 결론은 지난 2003년 암각화보존대책 연구용역이 나왔을 때부터 되풀이된 것이며 이에 대해 울산시는 식수문제를 들어 불가입장을 천명해왔다.
당시 용역에서 사연댐 수위조절, 유로변경, 차수벽 설치 등 3가지 안이 나왔으나 차수벽 설치와 유로변경은 주변환경을 훼손한다며 폐기하고 사연댐 수위조절을 택했다.
하지만 수위를 낮추는 방법은 100만 시민들의 식수부족을 초래하기 때문에 대체댐 건설 등의 방안이 동반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적극적인 협의도 벌이지 않았다.
현재 국토해양부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체댐 건설은 물론이고 인근 밀양댐의 여유수량을 울산에 끌어오는 방안에 대해서도 불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울산시가 지난달 고심 끝에 환경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터널형 유로변경'안을 내놓았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울산시 관계자는 "정부가 반구대암각화를 국보로 지정해놓고는 정작 보존대책에 대해서는 무책임하고도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할 뿐 실행방안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국보를 보존관리해야 하는 정부의 명백한 책임 방기"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반구대암각화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원형대로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학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사연댐의 수위조절이 가장 적합한 방안이다"면서 "조만간 국토해양부를 한 번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 문화계는 "현재의 정황을 종합했을 때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은 '백년하청'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울산시 서필언 행정부시장과 김기수 문화체육국장, 전병수 문화예술과장은 25일 국회를 방문해 최병국, 정갑윤, 강길부 의원에게 암각화 보존방안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반구대암각화의 훼손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 1965년 사연댐 건설 이후부터 매년 7~8개월 이상 물에 잠기면서 암벽에 금이 가는 등 훼손이 확연하게 가시화되고 있다. 이재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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