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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국민들은 혼동속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내 나라가 온전하게 보존이 될 수 있을까’ 걱정들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다. 우리선조가 살아왔던 삶을 돌이켜 보건대 이조 500 년은 다툼으로 소일하다 종국에는 나라를 잃고 일본의 속국이 돼 후손들이 피눈물을 흘렸다. 그때 입은 상처는 지금까지도 다 아물지 않았다. 하지만 모진 억압에서 벗어난 지 이제 겨우 반세기를 조금 지났을 뿐인데 정치판은 조선시대의 사색당파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느낌이 든다.
국민과 나라살림은 뒷전인채 서로 물고 뜯으면서 아까운 기운과 혈세만 탕진하고 있으니 이를 보는 국민들은 암울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들 땅이라고 하고, 북한은 금강산에 투자한 우리 재산을 압류해 처분하겠다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권은 당리당락에만 혈안이 돼 싸움질만 계속하고 있다. 적어도 성숙된 정치집단이라면 야당은 집권당의 정책을 무조건 비판하고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실정을 바로 잡을 대책을 마련해 국민 앞에 내놓는 것이 옳은 자세다.
집권당도 마찬가지다. 어렵사리 정권을 창출했으면 구태의연한 자세로 군림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진지한 자세를 갖춰야 한다. 또 한 번쯤은 야당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여야 정치권이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때 그 어떤 국가나 집단도 결코 우리를 함부로 넘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치에 입문해 경륜이 쌓인 정치인일수록 빈 깡통처럼 소리만 요란하고 왜 앞뒤 분별력이 모자라는지 그 이유를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묻고 싶다. 평창 사람들이 두 번이나 좌절의 쓴 맛을 삼키면서 어렵게 유치한 행사를 마치 혼자서 해낸 것처럼 남북 공동개최 운운하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못해 서글플 정도다. 우리나라가 동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지 하루 만에 민주당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남북 공동 개최’를 언급하기 시작하자 일부에서 “우리가 성취한 평창 동계올림픽을 종북좌익세력들이 김정일에게 상납하려는 언행을 하고 있다.”라는 비판까지 내놨을 정도다.
물론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옳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옳다’는 말이 있듯이 시어머니가 무조건 며느리를 나무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 며느리도 공연히 시어머니에게 반감을 갖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서로가 그럴싸한 이유가 있기에 마찰과 오해가 생겨나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않아 그런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단체든 개인이든 자신의 입장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타당성을 제시하고 설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툭하면 장외로 뛰쳐나가고, 삭발하고, 단식하며 나 홀로 고공에서 투쟁을 벌이는 행위는 이제 근절돼야 할 때가 됐다.
우리 국민은 더불어 살아가면서 때론 돕기도 하고 때로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발전을 도모하는 성숙한 정치를 원할 만큼 이제 지혜롭고 현명해졌다. 그래서 과거 반민주적 집권세력에 대항하는 민주세력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작금의 정치인들은 그런 발원(發願)을 저버리고 권력다툼에만 급급하다. 보기에 딱하고 민망할 정도다.
맹자 이루하(離婁下)에 실린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 이런 대목이 있다. -안회는 어지러운 세상 누추한 골목에 살면서 한 그릇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로만 생활을 하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견디지 못해도 안회는 자신이 즐겨하는 일을 고치지 않았다. 공자는 안회의 이러한 점을 칭찬하였고, 맹자도 이를 일러 “하우와 후직과 안회는 뜻이 같다. 하우는 백성들 중에 물에 빠진 사람이 있으면 자기가 치수(治水)를 잘못하여 빠지게 한 것이라 생각하였고, 후직은 하늘 아래 굶주리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이 일을 잘못하여 그들을 배고프게 한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우와 후직과 안회가 서로 처지를 바꾼다고 하여도 모두 그렇게 하였을 것이다”라고 한 대목에서 필자는 이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너무나 절실한 지도자의 덕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칼럼니스트 권오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