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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태화강 둔치에 느티나무를 심어서는 안된다

파랑새/송이갑 2009. 1. 9. 13:30

[제언]태화강 둔치에 느티나무를 심어서는 안된다
2009년 01월 08일  정명숙
   
 
  ▲ 강영선 전 울산상호신용금고 대표이사  
 
태화강변 하상정리로 자연경관이 좋아 울산이 한층 아름답게 느껴져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흐뭇하다. 얼마 전 둔치를 산책하면서 하상의 가장 좁은 지점에 작은 매실나무 십여그루가 심어진 것을 보고 나무가 크면 홍수시 물의 흐름에 장애가 될텐데하는 걱정을 했는데 어느날 나무가 없어졌기에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뒤 경상일보를 보니까 둔치에 나무를 심어 새가 깃드는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둔치에 나무를 심어도 되는가’라는 걱정이 여전했으나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서 잘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잊고 지냈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둔치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태화교 위쪽으로 십여그루, 울산교 위로 이십여그루나 됐다. 예전과는 달리 대암댐, 사연댐 ,회야댐이 있어 치수능력이 생겼다 할 지라도 큰 태풍이 몰아쳐 짧은 시간에 집중 게릴라성 폭우가 내려 수위가 높아지면 다리붕괴로 이어지는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 몹시 걱정이 됐다.

사라호 태풍이라는 엄청난 재앙을 겪은 세대로서 공연히 갖게 되는 기우인지는 몰라도 느티나무를 보면서 나무가 물살에 떠밀려 내려가는 장면이 수없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곤했다. 큰 홍수가 졌다고 가정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제시하면 첫째, 땅이 파여 나무가 엎어지거나 뿌리째 뽑혀 강을 막게되고 자연스럽게 상류인 삼호교 부근까지 물이 범람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큰나무가 뿌리째 교각과 교량에 걸쳐졌을 때 물살의 위력에 따라 붕괴위험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다리의 높이는 약 6m, 교각과 교각 사이는 약 20m이고 교량은 대개 하천의 좁은 지점에 놓여 있는데 반해 느티나무는 20~25m까지 자라며 잎도 매우 무성한 큰 나무이므로 나무가 뽑혀져 떠내려가면 물의 흐름을 막거나 교량을 파손할 소지가 다분하다.

1959년 추석 사라호 태풍이 불어닥쳤을 때 전국이 물이 잠겨버렸던 악몽은 아직도 선하다. 울산은 근래 십여년동안 홍수를 비롯한 큰 자연재해를 겪지 않은 행운의 도시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태풍으로부터 안전하지는 않다. 해마다 강원도와 경북 등지에서는 홍수피해가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다. 그 때마다 TV화면에서는 큰 나무가 교량에 걸쳐져 물의 흐름을 막는 바람에 제방이 터져 인가를 덮치는 장면이 수없이 방영되곤 했다.

따라서 태화강 둔치에 느티나무와 같은 큰 나무를 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느티나무는 무성한 잎에 비해 뿌리는 그리 깊지 않다. 물론 울산시에서도 충분히 검토하고 조사해서 결정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강 중심과 교량 인접지에 느티나무를 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강 둔치를 공원처럼 많은 시민들이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가 있으면 좋겠으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안전은 편의에 앞서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둔치는 굳이 큰 나무가 아니더라도 잔디만 심어도 공원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안전에 대한 주의는 과한 경우가 없다. 만에 하나 발생할 지도 모를 어떤 사고에 대비해 지나치다할 정도로 장치를 해두는 것이 안전과 관련한 정책의 기본원칙이다. 최근 십여년동안 홍수가 없었다고해서 무신경해도 될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앞으로 또 몇 십년 후에도 홍수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안전장치는 마련해놓는 것이 후손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둔치에 느티나무를 심는 일이 재고되기를 바란다.

강영선 전 울산상호신용금고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