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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협약 등록‘무제치늪’ 물 마를 날 없는‘생태계 보고’

파랑새/송이갑 2008. 10. 23. 14:04

람사르협약 등록‘무제치늪’
물 마를 날 없는‘생태계 보고’

◇진퍼리새가 만개한 무제치 제2늪의 가을 풍경. 진퍼리새는 중부 이남 습지에만 서식하는 벼과의 식물이다.[이창균 기자   photox@iusm.co.kr]

◇사진 왼쪽부터 물매화, 께묵, 땅콩물방개.[이창균 기자   photox@iusm.co.kr]
6,000여년전 생성 국내 가장 오래된 늪지
희귀식물 등 대거 자생 학술적 가치 높아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습지는 전 세계적으로 1,721곳에 이르지만 우리나라의 습지는 이중 11곳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 정족산 자락에 있는 ‘무제치늪’(2007년 12월 지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습지로, 우포늪보다 더 많은 수서곤충류가 존재해 매우 귀중한 습지로 평가받고 있다.
오는 28일 전 세계 165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제10차 람사르 당사국 총회가 창녕 우포늪 등 경남 일원에서 8일간 펼쳐진다.
하지만 무제치늪은 산지 늪인데다 관광을 연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주최 측인 환경부와 경남도가 공식탐방 코스와 비공식탐방 코스에서 모두 제외해 버렸다. 아쉬움을 대신하기위해 지난 20일 가을 무제치늪을 찾아보았다.

■진퍼리새가 반기다
울주군 웅촌면 검단초등학교에서 남서쪽으로 정족산이 보였다. 덕현마을 회관을 지나 무제치늪까지 콘크리트 포장 진입도로가 지그재그로 무제치늪 주차장까지 이어져 있지만 중간 중간 나타나는 비포장은 승용차로 쉽게 오를 곳이 못됐다.
습지 보호를 위해서는 잘된 일이라 생각하고 차에서 내려 걸었다. 가을 가뭄이 오래됐지만 길은 축축했다. 비탈면이 젖어 있었다. 볕을 덜 받는 북쪽 자락이기 때문일 것이다.
20여분 만에 무제치늪에 도착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푸른 치마를 걸친 ‘진퍼리새(벼과 식물·우리나라 중부이남 습지에 분포)’가 시원한 바람에 머리를 흔들며 취재진을 반겼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에 위치한 무제치늪 (해발고도 510 ~ 610 m, 면적 184,000 ㎡ ) 은 정족산의 북동부 능선을 따라 완만한 경사 계곡에 발달하고 있는 분지 형태의 산지습지로 2007년 12월 20일 람사르협약 습지로 등록 됐다.
습지 밑바닥에는 미세한 수로가 많이 형성돼 있어 항상 일정량의 수분과 물이 고여 있으며, 약산성의 수질과 잘 발달된 이탄층을 갖고 있다.
무제치늪은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과학적 검증을 거친 늪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늪으로 탄소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 측정에 의하면 약 6,000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무제’ 라는 이름은 기우제를 뜻하는 ‘무우제’의 방언이며, 지역에서는 물이 많은 곳이라 하여 ‘물치’ 로 불리기도 했는데 그 이름만을 짐작해도 오래된 느낌이 든다.
무제치늪은 281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197종의 곤충, 포유류 9종, 양서ㆍ파충류 5종이 서식하는 등 우리나라 중남부 자연생태의 종 다양성 증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학계에서는 학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람사르에 따르면 무제치늪의 식물 281종은 산지형 146종 습지형 56종 중간형 79종으로 구성되며, 깽깽이풀을 비롯한 끈끈이주걱, 이삭귀개, 땅귀개 등의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수서곤충 (52종) 에 있어서는 용늪, 우포늪에 비해 매우 높은 다양성을 보이며, 삵과 산개구리도 관찰되고 있다.

■께묵 사이에 꿀벌이 날다
이날 무제치늪에서는 가을이어서 그런지 많은 동식물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살펴본 무제치 제1늪에서는 멸종위기식물인 끈끈이주적 이삭귀개, 깽깽이풀 등은 이미 마른 뒤였으나 벼과 식물로 습지에 자생하는 ‘진퍼리새’를 비롯해 습지 고유의 식생을 확인하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특히 진퍼리새에 사이에서는 하얗고 탐스런 자태의 물매화 한 송이가 눈에 띄었는데 가을에 피는 꽃이기에 반가웠다.
그밖에 늪 주변으로 께묵, 망개나무(청미래덩굴), 산국화 등 다양한 가을꽃들과 도토리 등의 열매를 볼 수 있었다. 께묵은 최근 울산시가 보호하기로 한 야생동·식물의 후보로 올라 있는 식물이다. 가을에 핀 진달래도 목격됐다.
혹시나 해서 둘러보았지만 무제치늪의 유명인사인 ‘꼬마잠자리’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대신 ‘땅콩물방개’ 등 수서곤충류는 몇 종이 보였다.
가을가뭄이 오래 돼 자칫 바닥이 말랐을 법도 했지만 무제치늪은 충분한 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땅콩물방개가 모습을 나타낸 곳은 질퍽하게 젖은 이탄층 지대였다. 새까만 색깔의 이탄층은 연탄을 물에 개 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목책을 따라 올라선 제2늪에서는 늪을 가로지는 시원한 물줄기도 발견할 수 있었다.
오후 들어 햇볕이 내리쬐자 암끝검은표범나비 암수 한 쌍이 무제치늪을 이리저리 쏘다니며 하늘을 어지럽혔고 더듬이를 세운 노린재는 오랜만에 보는 사람이 반가운 지 취재진에게 달라붙었다. 그렇게 무제치늪의 가을은 깊어가고 있었다.

※환경부는 무제치늪을 생태계보전지역(1998) 및 습지보호지역 (1999)으로 지정해 현재 낙동강유역 환경청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낙동강청은 수위, 수질, 생태계 변화에 대한 정기적 모니터링 실시, 보호지역 보전ㆍ관리 시설물 설치 등의 보전활동과 함께, 보호지역 토지 매수를 완료했으며 현재는 보호지역 전체가 국유지로 돼 있다.

■람사르 당사국총회는
제10차 람사르 당사국총회가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8일 동안 경남 창녕과 우포늪과 창원 주남 저수지 등 경남 일대에서 열린다.
지금의 습지는 가장 생산적인 생명 부양의 생태계로서 습지보호는 생물학적·수리학적·경제적 이유에서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습지에는 많은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의 보존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근래에 와서 가뭄과 매립장 건설, 국가적 차원의 배수 활동 등으로 인해 전지구의 습지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 주목해 습지 감소를 억제하고자 국제적으로 보호 가치가 있는 중요한 습지의 보호에 관한 협약이 1971년 이란의 람사르(Ramsar)에서 체결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람사르 당사국총회’는 이러한 협약 아래 매 3년마다 대륙별 순환 원칙에 의해 개최되는 행사로, 당사국간 논의를 거쳐 지구 차원의 습지보전 상황을 평가하고 공동의 정책을 개발하는 중요한 국제 환경회의다.
우리나라 습지 중 람사르에 등록된 습지는 모두 11곳으로, 올해 3곳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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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상 기자   7052@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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