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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한 울산, 이제 품격있는 도시로"

파랑새/송이갑 2008. 4. 3. 16:28

"무질서한 울산, 이제 품격있는 도시로"
 
[울산을 디자인 한다] ①왜 도시디자인인가
조선일보-울산대 공동기획
"숨막힐 듯 난잡한 도시가 부끄럽다"
품격있는 도시디자인 대안 제시할 것
 
 
 
 

◆사례1=울산 도심 복판인 남구 신정동 공업탑로터리. 울산의 '사통팔달(四通八達)' 교통의 핵(核)으로, 이 곳에서 뻗어나간 다섯 갈래 도로가 도심 간선도로망을 이룬다. 그래서 공업탑과 주변 일대는 '산업도시 울산'의 상징으로 가장 많이 소개되는 곳이다.

그러나 이 거리를 걸어보면 숨막힐 듯 어지럽다. 건물마다 온갖 간판들이 한 치의 틈도 없이 빼곡하게 내걸려 있고, 벽면과 옥상, 유리창 하나하나에도 갖가지 어지러운 광고 문구들로 가득하다. 뿐만 아니다. 간판들은 크기와 색상, 모양과 위치가 어느 것 하나 질서나 통일성 없이 '제 멋대로' 뒤섞여 있다. 세련된 멋은 고사하고 난삽하고 거칠어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 시민소득 4만 달러의 '대한민국 1등 부자도시' 울산의 상징거리라고 내놓기엔 민망하고 부끄럽다.
▲ 어지러운 간판과 건물들 도시 상징인 공업탑과 주변 광장이 어지러운 간판들과 건물들사이에 뒤죽박죽 파묻혀있다. 도로 폭과 건물 높이, 광장 폭과 공업탑 높이가 맞지 않고, 건물 색채와 배치가 제멋대로인 탓이다. /사진작가 이백호씨 제공

◆사례2=울산의 도심 골격을 이루고 있는 '번영로'. 도로 폭이 50m가 넘는 '광로(廣路)'이다. 위치나 규모로 보면 서울의 세종로 같은 도심 상징도로가 됐음직하다. 그러나 '2%' 부족하다.

이 도로에는 세종로의 경북궁처럼 도로 끝단에서 시선을 잡아주는 상징건물, 즉 소실점(消失鮎) 설계가 무시됐다. 이 바람에 도로의 시선이 머무는 양쪽 끝단에는 엉뚱하게도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는 중이다. 도로 주변 건물배치 역시 균형과 조화가 깨져있다. 남구 쪽에 자리한 문화예술회관, KBS방송국, 남구문화원 등 문화 인프라들은 모두가 5층이 채 안 되는 낮은 건물들이다. 반면 마주보고 선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30~40층에 달하다 보니 문화시설들이 그 위세에 짓눌려 있는 듯 옹색하고 초라해 보인다.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공간디자인 개념 없이 도로를 뚫고, 건축허가를 남발한 때문이다.

▲ 일본 교토시 카라스마거리 1300년 고도(古都)인 일본 교토시(인구 150만명)중심가인 카라스마거리(烏丸通). 도로 폭이 4차선에 불과하지만 건물의 높이와 색채, 간판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질서정연하다. /울산대 한삼건 교수 제공

울산대 공공정책연구소 이달희(58) 소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의 급속한 '산업화'가 남긴 울산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지적한다. '태화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눈부신 산업발전을 이뤄냈지만, 그 영광 뒤로 치명적인 환경오염과 함께 무계획·무질서한 도시공간과 시설물들이 남았다는 것이다. "국가목표이기도 했던 시급한 산업화의 필요에 따라 효율성과 기능성만을 쫓아 온 결과"라고 진단했다.

조선일보와 울산대 공공정책연구소는 이번 기획을 통해 울산의 도시디자인 실태를 진단하고, 참신하고 품격 있는 도시디자인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선진국과 국내 주요도시의 앞선 사례도 찾아내 소개할 것이다. 이 같은 기획의 목적은 도시의 주인인 울산시민들이 도시공간과 시설물들을 오랫동안 가꾸고 누려야 할 소중한 자산이며, 가치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스스로 울산을 새롭게 디자인하는데 앞장서는 '범시민 캠페인'으로 확산시켜 나가고자 한다. 울산시와 구·군 등 행정분야 역시 도시를 새로운 시각에서 관리하고, 개선하는 시스템을 서둘러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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