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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모는 오늘도 잘 있는지? 

파랑새/송이갑 2011. 5. 7. 20:58

[기고]부모는 오늘도 잘 있는지?
어버이날 감사의 마음 전했으면
자식에게 무한사랑 베푸는 부모
2011년 05월 05일 (목) 19:43:34 정명숙 기자 ulsan1@ksilbo.co.kr
   
 
  ▲ 윤정문 전 강남교육장 울산지검 옴부즈만  
 
노인 5명 중 1명은 만나는 사람 없이 외톨이로 살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들은 자식과 따로 사는 것은 물론 친지나 이웃과 전혀 교류가 없다는 것이다. 대화의 상대가 끊긴 노인들은 살아도 죽은 듯이 외로운 말년을 보내고 있다. 죽음만이 영원한 이별이 아니다. 살아도 만나지 않으면 이미 사별한 거나 다름없다. 우리 사회는 점점 사람과 사람 사이가 멀어지고 있다. 부부 사이 부모와 자식 사이 이웃과 이웃의 거리가 멀어져만 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1년 2월에 ‘독거노인의 생활실태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예비 노인층 4000명을 대상으로 생활실태 및 복지욕구를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노후에 부부끼리 또는 혼자서 거주할 것이라는 답변이 93%로 절대다수를 차지하였고 아들이나 딸 등 자녀와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경우는 6%에 불과했다.

서울 구로동에 사는 86세 우필녀 할머니는 6.25때 남편을 잃고 2남 1녀를 키운 억척 주부였다. 생계가 어려워 구로동 하천부지에 움막을 짓고 그곳에 밤을 새워가며 두부를 만들어 새벽에 시장에 나가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자식들을 장가 시집을 다 보내고 집까지 장만해 주었다. 그러나 60대부터는 관절에 무리가 오고 몸이 불편해지기 시작하자 소외감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자식들 발걸음도 뜸해졌고 혹시나 자식들 집에 눌러 앉을까봐 아들 며느리의 눈치가 역역했다. 할머니는 자식도 품안에 있을 때 자식이지 성장하면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마침 그때 뜻밖의 행운이 할머니께 찾아왔다. 할머니가 살던 하천부지 310평이 연고권이 인정되어 불하받게 되었고 아파트 건립으로 10억 원의 보상을 받게 된 것. 지금까지 거들떠보지 않고 찾아오지도 않던 자식들이 갑자기 발길이 잦아졌고 손자들을 데리고 선물 보따리를 들고 앞을 다투어 효도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가. 효도경쟁에서 이기면 10억 원이 자신에게 굴러들어오기 때문이다.

전통가족의 핵심 기능은 ‘자녀의 양육과 부모의 봉양’이다. 가족의 두 기능 가운데 ‘부모 봉양’의 측면이 점점 쇠퇴하고 있다. 부모는 자식이 내미는 손에 자신의 모든 것을 쥐어 주면서도 더 많은 것을 더 좋은 것을 주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한다. 세월이 흘러 늙은 부모가 몇 푼 용돈을 얻기 위해 손을 내밀면 부모의 내미는 손이 보기 싫고 부담스러워 한다. 자식의 내미는 손에 부모는 섬으로 주었건만 자식들은 부모에게 홉으로 주는 것 마저 부담스럽게 느낀다. 이것이 자식들의 인심이 아닌가.

신한은행이 지난 해 대출금을 갚지 못한 2100건의 주택담보 대출을 경매 처리했는데 경매 물건 20%가 부모 집을 담보로 자녀가 사업자금을 빌려 쓴 경우였다. 요즘 자식들은 정말 부모 고마운 줄 모른다. 부모는 자식이 한 가지만 잘 해도 감지덕지 하지만 자식은 부모가 한 가지만 잘못해도 금시 불평을 쏟아낸다. 평균수명이 길어지자 자식들이 부모 모시길 꺼려한다. ‘다 같은 자식인데 왜 나만 부모를 모셔야 하나?’ 불평이 늘어 간다. 한 부모는 열 자식을 돌볼 수 있지만 열 자식은 한 부모를 봉양하지 못한다. 부모는 열 자식의 춥고 배고픔을 챙기지만 열 자식은 부모의 춥고 배고픔을 모른다.

‘나뭇가지지 조용하려 해도 바람이 쉬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려 해도 어버이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5월 8일은 어버이 날이다. 오늘만이라도 부모의 은혜를 되새겨보고 부모가 잘 계시는지 불편한 데는 없는지 살펴보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내 부모는 오늘도 잘 있는지’.

윤정문 전 강남교육장 울산지검 옴부즈만

경상일보